브류스터 버팔로, 하면 대개의 이미지는 '미드웨이에서 대학살을 당한, 시대에 뒤처진 구식기' 정도일 것이고, 약간 더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래도 핀란드에서는 괜찮은 전과를 올린 전투기'정도일 것입니다. 이것도 보통 핀란드 파일럿들의 기량과 상대적으로 소련 공군의 총체적 낙후성 - 항공기, 파일럿 모두 - 에 기인하는 것으로, '고물 기체를 잘도 썼다'는 식의 이미지가 주종이죠.
을 구경하다가, 버팔로에 대한 이런 이미지가 과연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실제 스펙만으로 보면 버팔로는 와일드캣에 비해 별로 떨어지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죠.
| 기종
| F2A-3
| F4F-3
|
| 출력
| 1200마력
| 1200 마력
|
| 최대속력
| 321마일
| 328마일
|
| 상승률
| 분당 2290피트
| 분당 2265피트
|
| 항속거리
| 표준 965마일, 최대 1680마일
| 표준 845마일, 최대 1274마일(-4형)
|
| 중량
| 공중량 4732파운드, 상비 6321파운드
| 공중량 5342파운드, 상비 7002파운드 |
전반적으로 버팔로 쪽이 약간 더 경량에 더 나은 상승률과 항속거리를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별반 나을바도 없는 와일드캣으로 대체되면서 구식 전투기라는 악평을 뒤집어 쓴걸까요? 덤으로, 어째서 핀란드에서의 성공 요인은 오로지 파일럿의 기량과 상대가 만만해서일 뿐일까요? 나름대로 알아본 결과, 와일드캣에 밀리고, 동부 전선과 태평양 전선에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뉜 원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버팔로는 당초 경량급 기체였다.버팔로의 초기형인 F2A-1(핀란드로 간 B-239 도 대동소이)와 영국군 등이 사용한 F2A-2(B-339)의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름
| F2A-1 (B-239)
| F2A-2 (B-339)
|
| 출력
| 940마력
| 1200마력
|
| 최대속력
| 311마일
| 323마일
|
| 상승률
| 분당 3060피트
| 분당 2500피트
|
| 항속거리
| 최대 1545마일
| 최대 1670마일
|
| 중량
| 공중량 3785파운드, 상비 5055파운드
| 공중량 4576파운드, 상비 5942파운드 |
즉, 미드웨이에서 싸운 버팔로(F2A-3)는 당초 설계에서 거의 25%나 과중량인 기체였던 것입니다. 물론 엔진 출력도 그에 맞춰 20% 정도 향상되었지만, 전체적인 추력-중량비는 떨어진데다, 날개 면적은 그대로인지라 익면 하중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운동성의 대폭 저하였죠. 버팔로의 초기 모델에 대한 평가는 상승력이 좋고 민첩하다는 것이었지만, 방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량 증가로 인해 발이 묶였던 것입니다(마치 일본의 제로를 연상시키는 부분입니다)
더구나 후기형으로 가면서 늘어난 중량은 랜딩기어에 상당한 부담이 되었습니다. 특히 강한 충격을 많이 받는 항모에의 이착함시에 랜딩 기어가 변형되는 경우도 잦았다는군요. 당연히 해군에서의 평가도 좋을수가 없었습니다.
2. 생산량이 제대로 따르질 못했다.브류스터사의 생산 공장이 뉴욕 이곳저곳에 나누어져 있는 등의 이유로, 생산률이 지극히 낮았습니다. 해군이 주문한 54대의 F2A-1은 1번기가 39년 5월에 납품된 이후 6월에 1대, 10월에 1대, 11월에 2대, 12월에 6대가 납품되는 것에 그쳤습니다. 이같은 생산률에 실망한 해군은 위험 분산의 차원에서 버팔로와의 경쟁에서 패배했던 그루만의 F4F 와일드캣도 주문했고, 이는 와일드캣의 입장에서 볼때 그야말로 기사회생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3. 기타 요인버팔로의 엔진 셋팅이 추위에 강한 반면 더위에 약했다는 문제(영국에서도 쉽게 과열되었다는데, 열대 기후에서는 어땠을지!) 도 있었다는군요.
결론적으로, 초기의 버팔로는 후기의 버팔로보다 더 우수한 기체였습니다. 핀란드에서 이름을 날린 B-239도 F2A-1을 기다리던 해군이 F2A-2를 대신 수령한다는 조건으로 핀란드로 수출된 것이었고, 경쾌한 운동성을 살려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944년까지 일선기로 사용했다는 것은, 버팔로가 단순히 둔한 구식기가 아니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태평양에서 싸운 후기의 버팔로는 중량 증가로 초기형의 장점을 잃어버렸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군이 버팔로에게 실망한(그리고 와일드캣을 선택한) 주 원인은 비행 성능보다는 낮은 생산성 탓이 컸던것 같습니다. 주문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브류스터와는 달리, 그루만은 생산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죠. 실제 그루만과의 계약 시점은 단 2대의 버팔로가 인도된 시점인 39년 8월이었고, 이후에도 버팔로는 수차례 추가로 주문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생산 지연은 버팔로 뿐만 아니라 다른 기체에서도 반복되었고, 신뢰를 잃은 브류스터는 결국 해군의 관리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잇다른 프로젝트의 무산과 생산 지연 결과, 브류스터는 1944년 7월, 공장 폐쇄로 그 역사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생산성의 문제만 없었다면 와일드캣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고, 우린 태평양 전쟁의 전반부를 싸워낸데다 동부전선에서도 대활약한 명전투기로 버팔로를 기억했을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버팔로는 이래저래 대단히 불운한 전투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요.
[참고 자료]
http://www.warbirdforum.com/buff.htm
http://home.att.net/~jbaugher1/f2a.html
댓글을 달아 주세요
댓글 RSS 주소 : http://danew.net/warship/rss/comment/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