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해전 시리즈로 유명한 SSI가 내 놓은 최후의 함대간 해전 게임이 파이팅 스틸이다. (이후 디스트로이어 커맨더가 나오긴 했지만 이 게임은 함대 단위의 지휘보다는 개함지휘에 초점을 맞춘, 사일런트 헌터의 구축함판 같은 게임이었다) 위대한 해전 시리즈에 비해 개선된 점은 다음과 같다.
1. 철저히 전술적인 교전만을 염두에 두고 핵심적인 요소의 재현에 집중한 반면, 중요성이 떨어지는 요소들은 과감히 무시1939년에서 1942년까지의 수상함 간의 교전(Surface action)기록을 분석한 결과 전술적인 교전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은 항공기, 잠수함, 지형 효과 등을 과감히 배제한 대신 조명탄, 서치라이트를 추가해서 태평양에서 종종 벌어졌던 야간 교전의 양상을 성공적으로 재현했다. 또한 형식적인 수준의 기존의 국가별 커스터마이징 대신 숙련도, 레이더, 피로도, 야전능력을 함정별로 지정할 수 있게 되었고, 국가별 특징도 강해져 실제의 해전 양상이 보다 잘 재현되게 되었다.(ex: 태평양 전쟁 초기 일본 해군의 우수한 야전 능력으로 인한 기습 가능, 불발률이 극히 높은 미국 어뢰 등등)
2. 전대를 게임 진행의 기본 단위로 하고, 개함단위의 조작을 최소화이미 위대한 해전 2에서부터 함대단위의 지휘가 가능해졌지만, 여기서도 함대 단위에서 지시 가능한 것은 진형이나 기동 정도여서 - 그나마도 잘 작동하지 않았다 - 플레이어는 각 함정 한척 한척을 개별적으로 조작하거나 아예 조작을 컴퓨터에게 맡기는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파이팅 스틸에서는 기동, 사격 등 대부분의 조작을 전대단위로 하되, 필요에 따라 각 함정을 따로 조작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어 다수의 함정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특히 함대 기동 면에서의 발전이 두드러져서 해전 상황도에 묘사된 것과 같은 질서정연한 함대 기동을 손쉽게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실제로는 그렇게 완벽한 기하학적 정확도로 기동한건 아니었지만... 단종진 말고는 아예 함대기동이 제한되던 위대한 해전 시리즈에 비하면 큰 발전이다) 또한 함정 하나하나의 조작도 별 의미가 없던 조작들 - 주포나 부포 하나 하나를 다른 표적을 향해 사격할 수 있는 Local 사격 통제나 탄착 패턴까지 조작하는 등 - 을 삭제하고, 인터페이스를 간소화해 플레이어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3. 3D 그래픽 엔진을 사용위대한 해전 시리즈의 그래픽은 각 함정마다 2D그래픽만이 존재하고, 상대적인 각도에 따라 다른 그래픽을 보여주는 방식이어서 그래픽 면에서는 별볼일이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파이팅 스틸은 모든 함정을 3D로 재현하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교전을 감상할 수도 있고 야간전의 경우 조명탄과 서치라이트, 날아다니는 포탄 등으로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분위기가 재현되었다.
하지만 발매 당시의 파이팅 스틸은 만만찮은 문제점도 지니고 있었다.
1. 지형효과의 부재 대부분의 해전은 육지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벌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과달카날 전역이나 나르빅 해전처럼 기동이 제한된 해역에서 벌어진 전투를 묘사하는데는 문제가 있었다.
2. 지나치게 단순한 데미지 시스템피해 포인트, 침수 포인트, 각 컴퍼넌트별 피해로 나누어져 피해 포인트가 100%에 달하면 전투 불능(Out of Action), 침수 포인트가 100%에 달하면 격침, 컴퍼넌트별 피해에 따라 해당 기능의 사용 불능이 되는 시스템은 아무래도 기존의 GNB시리즈의 데미지 시스템에 비해 단순했다. 또 전투 불능 시스템이나 데미지 포인트가 자동으로 일정 비율로 침수 포인트로 전환되는 시스템 때문에 구축함 등의 소형함정이 대형함의 거포 한두발에 전투 불능 상태가 되거나 격침되는 사태가 빈발하면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GNB시리즈의 경우도 '어뢰를 맞지 않는 이상 절대 가라앉지 않는 전함' 등 비현실적인 면이 많았지만...)
3. 버그, 기타발매 당시 충분히 버그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게임 잡지등의 평가에서 상당한 감점 요인이 되었다. 또 포의 명중률 곡선이 잘못되어 근거리에서 명중률이 낮게 나오는 문제, 1942년까지만 다루다보니 대전 후기의 미군 함정들 - 아이오와, 발티모어, 클리블랜드 등 - 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문제 등이 있었다.
이런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파이팅 스틸의 진정한 발전은 발매 이후에 시작되었다.
*다음 장면들은 튜트리올 미션(야간)을 플레이하며 캡춰한 것들이다.적 합열에 사격을 가하는 샌프란시스코. 적 함대 위의 조명탄, 발사 직후의 포탄을 볼 수 있다.
바로 직후, 함대 기동 상황. 보통 게임은 이 상태로 진행하게 된다. (3D는 감상용 ^^:) 노란 원은 조명탄의 조명 범위를 나타낸다. 노란 원의 크기가 다른 것은 조명탄이 낙하하면서 조명 범위가 좁아진 것. 조명 범위의 차이는 나중에 설명할 FSP에서 추가된 부분이다.
서치라이트를 일제히 켠 구축함들. 상단에는 떠 있는 적의 조명탄이 보인다.
격침되는 나치. 가라앉는 패턴도 다양하다. 옆으로 전복, 앞부터, 뒤부터 가라앉기 등등.....
어뢰에 명중한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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