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함선에서 수상기를 발진시킬때는 캐터펄트를 사용하죠. 회수는 바다에 착수해 크레인으로 끌어올리고요. 여기까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궁금했던 것은, 그럼 어떻게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가? 라는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이었습니다. 항행중인 군함이 수상기를 회수할때는 일단 정선 후에 끌어올리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었던 것일까요?
미해군이 대전 중 사용한 수상기 회수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각각 당시의 음성 알파벳(P
honetic Alpahabet, 지금은 알파, 브라보, 찰리... 순으로 나가는 방식이 잘 쓰이죠)으로 A, B, C에 해당하는 Able, Baker, Cast로 불립니다.
Able은 모선이 정지해 있을때 사용합니다. 수상기는 착수 후 모선 선미 쪽으로 활주해 크레인으로 회수하는 방식이죠.
Baker는 모선이 항행 중이고, 해상상태(특히 파고)가 양호할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수상기는 착수 후 모선을 따라 잡아 선미 쪽에서 크레인으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Able과 달라진 것은 이 모든 것이 모선이 이동하며서 이루어진다는 것 뿐이죠.
Cast는 모선이 항행 중이고, 해상상태가 불량할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거친 바다에 수상기가 착수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이 방식에서는 모선이 한쪽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항적으로 착수 가능한 잔잔한 해면을 만들어 줍니다.(배를 타 보신 분이면 아시겠지만, 배가 지나가면 생기는 항적에서는 파도가 잠잠해지지요) 수상기는 모선이 선회하는 타이밍과 위치를 맞춰 잔잔해진 항적 위에 착수합니다.
<Cast Recovery의 개념도. 이 자료는 1945년 8월에 제작된 것으로 C의 음성 알파벳으로 Chalrie를 쓰고 있습니다>
<모선이 선회하면서 어떻게 잔잔한 해면이 생기고, 거기 착륙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사진의 Memphis는 오마하 급 경순양함으로, 본문에서 설명한 후기의 순양함들과는 달리 함선 가운데에서 항공기를 운용합니다. 그래서 이 사진에서도 함선 가운데로 수상기가 접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스콘신으로 접근 중인 시호크 수상기. 역시 모선이 선회한 항적에 어떻게 착수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한편, 모선은 선회하는 동시에 Recovery Mat를 전개합니다. Recovery Mat는 수상기의 플로트가 올라탈 수 있는 썰매(뗏목?)처럼 생긴 것도 있고, 그냥 넓직한 그물처럼 생긴 경우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공통점은 플로트 아래에 있는 후크에 그물망이 걸리면 수상기가 Recovery Mat에 얹힌 채로 고정이 된다는 것이죠. 착수한 수상기는 전개된 Recovery Mat로 이동하고, 고정이 완료되면 모선에서 Recovery Mat를 끌어 당겨 크레인이 회수 가능한 위치에서 크레인으로 격납 위치로 끌어 올립니다.
<썰매 모양의 Recovery Mat의 일례>
<그물 모양의 Recovery Mat의 일례>
<크레인으로 끌어올리기. Recovery Mat가 플로트 아래의 후크에 걸려 딸려올라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2차대전 당시 수상기를 가장 폭넓게 사용한 나라는 단연코 일본입니다. 일본 해군의 수상 정찰기 편중은 잘 알려져있죠. 그런 일본 해군이 수상기를 어떻게 회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궁금한 부분이 많습니다만, 제가 읽은 내용은 Cast 방식처럼 모선이 선회하며 생긴 항적에 착수한다는 간단한 내용 뿐이었습니다. 과연 Recovery Mat을 사용했는지, 북태평양의 난바다에서 수상기 운용을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던 것일지. 저도 몹시 궁금하네요. 일본 해군에 정통하신 분들이 나서 주셨으면 합니다. ^^;
p.s. 위 내용은 Barrett Tillman의 Clash of the Carriers를 주로 참고했습니다만, 웹 상에서 자료를 추가적으로 검색해보니 Dog 회수방식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1945년 8월 발행된 U.S. Navy Aviation News의 기사에 따르면 Baker는 모선이 바람 불어오는 방향으로 현측을 향해 정지해 풍하 쪽에 잔잔한 수면을 형성하면 수상기가 착수하는 방식으로, 전시에는 완전 정선의 위험 때문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Charlie는 위에서 설명한 Cast와 동일하고, Dog는 위에서 설명한 Baker와 마찬가지로 수상에 착수 후 항진 중인 모선을 쫓아가 Recovery Mat에 얹혀서 회수하는 방식입니다.(Recovery Mat를 사용한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앞서 소개한 내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동시대의 잡지(기관지에 가깝지만)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내용보다는 후대 연구자의 저서에 약간 더 무게를 두는 차원에서 Barrett Tillman의 책을 중심으로 본문 내용을 구성했습니다만, Barrett Tillman이 틀렸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것이, Barrett Tillman은 C의 음성 알파벳으로 Charlie가 사용된 것이 대전 후라고 쓰고 있습니다만, 이미 1941년부터 미 육해군 합동 음성 알파벳으로 Charlie가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한편, 그 이전 해군의 음성 알파벳으로는 A를 Afirm을 사용하고 있었고, Able로 바뀐 것이 1941년의 합동 음성 알파벳이었습니다. 물론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기존의 음성 알파벳도 어느정도 혼용이 된 것 같지만, 아무튼 이런 기본적인 내용에서 모순점('규정상'으로는 Able과 Cast가 동시에 사용될 수 없었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그다지 그의 저술에 신뢰가 가질 않더군요.
p.s.2. 스팸 덧글, 트랙백 문제 때문에 태터 버전을 가급적 최신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갈수록 사용이 불편해지기만 하는 것 같네요....
참고자료 ::
Barrett Tillman, Clash of the Carriers, NAL Caliber, 2005
U.S. Navy Aviation News, August 1, 1945, pp.22~23 "ABSECON GIVES INITIAL TRAINING IN RECO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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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RSS 주소 : http://danew.net/warship/rss/comment/931, 2번은 익히 예상 가능한 문제였는데, 3번은 상상외네요. 근데 생각해 보면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긴 했을 것 같습니다.
전 저것 보기 전에는 당연히 정선해서 실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Baker도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아무튼 일본 해군의 비기가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정선 중에만 실으려고 할 경우, 당장 수상기 탑재함은 다들 터빈선박인데 감속하고 또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 생각하면 자폭이죠. 정찰 한 번 하려면 함대 전체가 거의 수십 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해야 하는데, 그에 비해 수상기가 해상에서 15노트 정도로 감속해서 달리는 건 어렵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니 항주 중 수납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다만 잔잔한 바다를 강제로 만들어서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던 게, 1만톤짜리 배들이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을 못 했던 겁니다. (...)
물론 터빈의 가감속이 느리긴 하지만, 함대 전체가 정선할 필요는 없죠. 운용함만 멈췄다가 다시 따라잡으면 되니까요. 오히려 전 난바다에서 수상기가 15노트로 항주하는게 더 힘들어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회수 문제때문에 수상기 사용이 제약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나, 비행정도 외양에는 착수능력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봐 온지라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가진 '외해'에 대한 이미지가 어릴적 울릉도를 오가며 형성된 탓도 있겠지요. :)
이전에 일부 탑재기는 착수능력이 없어 배에서 발진한 뒤에 육지로 귀환하거나, 해상에서는 그냥 버리고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설마 그럴리가~'하고 생각했었는데, 여기 대해 혹시 아시는 것이 있으신가요?
wgundam님// 정찰기를 회수할 방법이나 장치도 없이 함선에 정찰기를 싣고 다닌다는 것은 함선을 설계하는 조선기술자가 (눈이 침침해져) 도면 작성시에 빠트려 먹었다(?)라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므로 가능성을 무시하고, 원래 함선설계시에 정찰기 적재를 고려않았다가 뒤늦게 의장 공사시에 비행기를 탑재하는 설비를 장착했으나 회수설비(크레인)을 빠트려 먹었다(?)라는 것도 상식 밖의 일이므로 그 가능성을 무시하고, 원래 함재기 탑재계획이 없이 함선을 건조, 운영하다 전시에 급박하게 함재기를 탑재하였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통상 선박에는 여러목적으로 다양한 크레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급품을 선적하거나, 보트를 내리거나 인양하는 등의 목적이죠. 정찰용 함재기의 경우에는 기체에 크레인을 이용한 인양의 목적으로 고리가 붙어있죠. 일단 함선에 접근에서 후크를 걸어 끌어올리면 어쨌든 기체를 끌어 올릴 수는 있지요. 함재기 회수용 전용크레인이 있는 경우라면 적절한 회수방법을 기술한 메뉴얼이나 절차서(Procedure)가 있을 것입니다.
wgundam 님의 리퀘스트에 맞춰 간단한 글을 하나 썼습니다.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눕이꾼 님의 말씀은 '전시의 급박성'이라는 점에서는 초점을 잘 맞추셨습니다만, 이런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함선측의 설비 부재보다는 항공기가 착수 능력이 없다는 것이죠.:)
재밌네여, 정말 희안한방법을 쓸수밖에 없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