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에서 제작한 '제독의 결단'시리즈는 국내에서는 '군국주의 게임의 대표작'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그런 관점은 배제하고, 해전 게임의 관점에서 제독의 결단 4를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대부분의 게임들이 '전술 시뮬레이션'의 범주에 드는데 비해 제결4는 그야말로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영,독,일 4개국 중 하나를 선택해 전세계 해역을 모두 점령하는게 목표로, 이를 위해 기술과 신병기를 개발하고, 군함과 항공기를 만들고, 함대를 편성, 배치해 싸워 이기면 해당 해역의 자원을 차지하게 된다는 실로 삼국지스러운 시스템입니다.
[전략맵의 모습]
해전은 리얼타임에 올망졸망한 군함들을 이끌고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현실적인 묘사에 충실한 다른 게임에 비해 쉽고 아기자기한 면이 돋보입니다. 물론 기초적인 전술과 어느 정도의 요령도 필요하면서도, 요령만으로는 전력비를 뒤집기 어렵다는 점도 괜찮은 부분이죠.
[전투는 이런 느낌]
타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전략적 플레이의 묘미가 제독의 결단 4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원의 적절한 입수, 분배로 가능한한 강력한 전력을 구성한 후 그 전력을 십분 활용해 전쟁을 치러나가는 느낌이 좋죠.
하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직접 개발한 신병기가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점입니다. 20인치 주포를 수십문씩 장비한 초전함도, 항속거리 3000km의 초장거리 함재기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물론 기술 개발이 전제됩니다) 이를 적절히 개발, 활용하면 게임 난이도가 지나치게 낮아져버립니다. 뭐, 이런걸 좋아하는 유저도 있겠습니다만, 전 AI와 공정한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그래서 AI에게 유리하게 룰을 적용하는 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하는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아예 직접 개발을 포기하고 디폴트 함선, 항공기로만 게임을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게임의 장점을 사장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간혹 들때도 있죠.
등장 함선들의 스펙이 너무 대강대강이라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신전함들에서 흔히 보이는 경사장갑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장갑재 두께만으로만 측면 장갑을 계산한다던지, 같은 구경의 함포라면 국적 불문하고 같은 사거리, 같은 위력이라던지, 부포로 양용포를 채택한 미국, 영국의 신전함들은 부포를 대공포로 취급해서 대함용 부포는 없는 것으로 나온다던지 하는 등의 문제가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전체적으로 구식전함의 화력, 방어력이 많이 인플레되어 있습니다) 특히 건조비용, 자원이 함의 스펙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에섹스 급과 미드웨이 급의 경우 저렴한 건조비용을 맞추기 위해 함의 방어장갑이 대폭 하향조정되어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사실 좀 심각한 수준으로 방어력이 부족합니다 -_-;)
해전 룰도 대강대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함재기는 항속거리 내에서는 한번 출격으로 몇번이고 연속 공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함재기의 항속거리가 공격력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장거리 항공기는 단순히 아웃레인지 공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근거리에서는 더 여러번 공격이 가능하기에 공격력이 몇배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구나 CAP은 항상 공중에 떠 있는게 아니라 적기가 접근할때만 이륙하는 시스템이라 적 고속기의 공격시 적시에 요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항모의 장갑화가 몹시 중요합니다. 마치 30년대와 같은 상황이죠) 함포 사거리에 비해 함재기의 항속거리도 짧게 설정되어 있어서 항속거리가 1000km 이내인 항공기, 특히 공격을 위한 비행거리가 긴 뇌격기의 경우 전함의 주포 사거리와 현실적인 공격 가능 거리가 거의 맞먹기도 합니다.
수상전의 경우도 포문 숫자는 명중률에만 영향을 미치고, 일단 명중하면 데미지는 구경에 따라 들어간다던지(수십문의 포를 장비하는 의의가 좀 줄어드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함정끼리의 겹치기가 없는 대신 이동 AI가 따라주지 못해서 낙오함이 생기거나 급격한 기동시 함대 진형이 쉽게 무너져 함대 전체가 뭉친채로 제자리에서 뺑뺑이를 도는 장면이 쉽게 연출됩니다.
그 외에 석유 자원이 너무 남는다던지 (일본도 석유 모자랄 일은 거의 없습니다) 기술개발의 러쉬가 가능하다던지(자원 원조와 병행하면 1년이면 거의 최고 수준까지 기술개발이 가능)잠수함을 사용한 통상파괴의 효율이 지극히 떨어진다던지, 자원 입수량이 많고 건조 속도가 빨라(최대급의 전함이라도 16주=4개월 정도) 격침함의 보충이 용이하기에 전술적 승리의 의의가 희석되고 전쟁이 지나치게 빠른 템포로 진행된다던지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물론 건조기간이 너무 길면 맥빠진 플레이가 되기도 십상이지만, 장기적인 전략의 필요성이 별로 없다는 점은 역시 이 게임은 대중 취향의 게임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죠.
같은 게임으로 돈을 두번 우려먹는 코에이의 전통이자 특기인 파워업키트도 나와 있습니다. 삼국지에서 장수 능력치를 고칠 수 있었듯이 등장 함정의 디폴트 데이터를 수정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만(리얼리티 모드라도 만들게 말입니다 :) 엉뚱하게도 제독의 얼굴과 능력치 수정 정도만이 포함되는데 그쳐 여러모로 실망이 남았습니다. 추가된 요소인 전략 폭격기도 별 의의는 없는데다 추가된 기술들은 난데없는 CIWS에 스텔스 같은 황당무계한 기술들로 오히려 없으니만 못한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독일의 1차대전 함정들과 일본의 88함대 전함들의 데이터도 추가되었지만, 양자 모두 기존 함정의 그래픽을 유용하면서 스펙만 에디트 한 수준이라 별다른 메리트가 느껴지질 않더군요. 이왕 할거면 영, 미의 1차대전 함정까지 추가했으면 좋았겠습니다만. (더구나 독일의 추가 전함들은 그야말로 허접합니다) 결국 추가된 시나리오 말고는 별 가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여기에 또 돈을 박았을 일본의 게이머들을 위해 묵념~)
전체적으로 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입니다. 특히 함정 스펙이나 건조 기간, 자원 산출 같은 기초 수치만 좀 손을 봐도 꽤 몰입할만한 '리얼리티 모드'가 나올 수 있었을만한 점이 아쉽죠. 아무리 대중 취향에 맞춘다고 하더라도 저정도 수정은 파워업 키트라면 충분히 제공할만한 부분인데 말입니다. 뭐, 적당한 제한을 스스로에게 걸어(기술개발 속도를 제한한다던지, 신병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던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가히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p.s. 눈치채신분도 계시겠지만, Guest book의 아이콘도 여기서 따 왔습니다. 실제 사진을 모사해낸 멋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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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RSS 주소 : http://danew.net/warship/rss/comment/87강남 교보문고에 이거 팔고 있더군요;; 가끔씩 교보문고가 책을 들여오는 기준이 뭔지 궁금해 지는 경우가...
아. 그랬었죠. 작년 말인가에 놀러갔을때 본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보면 교보에도 간혹 괜찮은 책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즘엔 서점 순방을 안해서 좋은 기회를 많이 놓치는 것 같네요. 역시 귀차니즘 탓이 큰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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